시한수 가슴에 품고

햇빛 좋아 한가하던 날

먼당 2008. 9. 24. 17:31




        
        햇볕 좋아 한가하던  날
        세찬 빗줄기 멎어
        어느새 
        먹장구름 걷히고 
        높푸른 하늘엔 
        만년설 거대한 빙하가 
        흘러가는 듯 
        눈부시게 고운 한낮
        탐실한 배 밭
        과수원 옆
        지천으로 흐드러져 만개한 
        개망초 꽃들이 
        소박한 몸짓으로 바람에 춤추고 
        내 고운 벗들과 
        진솔한 삶에 희노애락 
        정다운 시간 같이 엮으며 
        초가삼간 보리밥 한 술 
        동동주 한 사발에 
        입가엔 
        풀꽃 같은 웃음이 배어 남에 
        비록 
        팔진 성찬은 아닐지라도
        금잔의 옥주는 아닐지라도
        주름진 얼굴엔 
        배부른 포만감이 그득하다 
        불어오는 바람결에
        한 점 티끌 없는 마음
        솜처럼 가볍고 
        눈망울 또랑또랑 
        수줍은 듯 
        살포시 웃는 마음 뜨락이 
        모처럼 태평하니
        유난히 햇볕 좋은 날 
        백년 세월 기약 없는 
        수많은 밤들을 
        임 그리며 울어도 부끄럽지 않을 
        사랑하나 쯤 몰래 품은 들 어떠랴 
        뜨거운 태양 아래 
        어느새 나는 
        활활 타오르는 
        무욕의 사랑을 꿈꾸며 
        진달래 피는 
        고운 봄을 기다린다 
                        ......소머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