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 좋아 한가하던 날
세찬 빗줄기 멎어
어느새
먹장구름 걷히고
높푸른 하늘엔
만년설 거대한 빙하가
흘러가는 듯
눈부시게 고운 한낮
탐실한 배 밭
과수원 옆
지천으로 흐드러져 만개한
개망초 꽃들이
소박한 몸짓으로 바람에 춤추고
내 고운 벗들과
진솔한 삶에 희노애락
정다운 시간 같이 엮으며
초가삼간 보리밥 한 술
동동주 한 사발에
입가엔
풀꽃 같은 웃음이 배어 남에
비록
팔진 성찬은 아닐지라도
금잔의 옥주는 아닐지라도
주름진 얼굴엔
배부른 포만감이 그득하다
불어오는 바람결에
한 점 티끌 없는 마음
솜처럼 가볍고
눈망울 또랑또랑
수줍은 듯
살포시 웃는 마음 뜨락이
모처럼 태평하니
유난히 햇볕 좋은 날
백년 세월 기약 없는
수많은 밤들을
임 그리며 울어도 부끄럽지 않을
사랑하나 쯤 몰래 품은 들 어떠랴
뜨거운 태양 아래
어느새 나는
활활 타오르는
무욕의 사랑을 꿈꾸며
진달래 피는
고운 봄을 기다린다
......소머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