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 좋은 사람 2 / 소머즈 햇빛이 쏟아지던 오후 굽이진 고개를 넘어 찾아 간 곳 그리고 반가운 만남 첩첩이 깊은 산중은 아니나 찾아 오는 이 드물어 지나는 나그네 옷깃도 볼 수 없는 발가벗은 아담과 이브가 되어 살아도 좋을 그곳 힘에 부쳐 쉬엄쉬엄 아직도 곳곳엔 미완성이지만 인공연못가에 심어진 붉은 영산홍은 내 어릴 적 입었던 원피스 색깔만큼이나 참으로 고왔다. 제멋대로 자란 잡풀 철 따라 피고지는 야생초 지천으로 늘려있는 산나물 코끝으로 스며드는 연초록 풀내음들 고요한 산세에 넋이 나간 젊은 아낙 셋 풀,숲,바람,그리고 고즈넉한 낭만 자연을 닮아 있는 그는 늘 푸른 소나무처럼 변함없는 정으로 친누이를 맞은 듯 입가엔 너털웃음을 담고 먹거리부터 챙기느라 육순의 노구 신명이 저절로 나 청춘인 듯 몸도 가벼웠다. 얼기설기 만들어진 원두막에 둘러앉아 싱싱한 풋성기 한 소쿠리에 풋고추와 묵은 김치 격식 없이 차려진 소찬이지만 팔진 성찬이 부럽지가 않았고 기막힌 커피향과 함께 인생의 연륜에서 나오는 넉넉한 그의 입담은 통속적이지 않으며 그만의 철학이 담겨있었다. 서울생활을 접고 자연 속으로 숨어든 세월이 십여년이라 했다. 외인 출입도 없는 식구라곤 강아지 한 마리가 전부인 그만의 성터 내 집인듯 자주 들려 쉬어가라는 당부에 따뜻한 인간애가 묻어나던 그래서 한없이 편안했던 시간 느즈막 햇살이 산밑으로 기울 무렵 다시 오라 청함이 없어도 자주 오겠다며 기약없는 약속을 빈 찻잔에 남기고 되돌아올 즈음 영원한 낭만파 영원한 자유인의 삶도 그러나 때로는 너무나 외로워서 너무나 고독해서 느닷없이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는 그 한마디는 오후 내내 내 귓전을 따라다녔다. '시한수 가슴에 품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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