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未完)의 꿈 하나
그래 그래
바보처럼 살자
마음 하나 고쳐 먹으니
이 생(生)이
극락(極樂)이요
천국(天國)인 것을
신들린 듯
눈에 핏발 세운 채
살을 깍는 고통으로
밤 세우기를 몇 번이었던가
어줍잖은 솜씨
화폭(畵幅)에 미쳐 나 잘났다
오기(傲氣) 부리며
한 평생 험난한 그 길
간다한 들 타고난 재주 없음에
내 어찌
환희(歡喜)를 맛 볼 것인가
혼동(混同)에 빠져 긴 시간
도달(到達)하지 못 할 고행(孤行)의 길
나
이제
그만 가려 마음 접었다네
일심일념(一心一念)으로
원(願)을 세워
쉼 없는 정진(精進)으로
대작(大作)의 꿈 정녕코 이루라던
날 어여삐 여기던
내 스승의 간곡한 당부도
빛이 바랜 채...
그리다 만
미완성(未完成)의 화폭엔
너덜거리는
세월의 땟국물이 줄줄 흐르고
화선지 두어 다발
먼지 뒤집어 쓴 화구(畵具)들은
또 다른
허황(虛荒)된 꿈을 쫓느라
넋나간 주인을
비아냥 거리며 내 숨통을 죄여온다
애당초
난
치심(侈心)으로 가득찬 바보였음을
뒤 늦게라도 깨달아
즐겨 쓰던
마필(馬筆)붓
손에서 내려 놓고
나 몰라라 수년(數年)인데
빈정거리며 나 뒹구는
화구(畵具)들이 안스러운 들
이미 등 돌려
떠난 마음 어찌할까...
어설픈 졸작(拙作)
차마 부끄러워
벗 청(請)해 자랑 못하니
한 잔 술에 취한 듯
나 혼자 보고 즐기려 함이네...
......소머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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