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수 가슴에 품고

형아

먼당 2008. 9. 24. 17:05

형아

                                                          임정택

 

형아, 그때는 참 좋았제

 

매미 웃음이 우리 웃음과 어우러져

큰또랑으로 달려나가

바지를 허벅다리까지 올려 허리를 동여매고

강아지풀을 미끼로 약빠른 게를 잡으면

어느새 하늘 가장자리 붉게 물들이며

아둠을 몰아오는 놀을 무던히도 갖고싶어 했었제

 

햇발에 그을린 얼굴은 남새밭에 열매맺은

토마토형제 보다도 더 붉어 서로 마주보고

깔깔대며 웃음을 나누었제

 

실가락보다 여린 새끼손가락을 걸며

온 하늘을 웃음짓는 노을로

영원히 수놓자고 약속했었제

 

오늘은, 우리가 그려놓았던 놀이

왜 자꾸 눈물을 흘리고 있는지

통 영문을 모르것다

 

토마토형제도 그대로이고, 매미울음도 그대로인데

단지 변한건 우리가 평범하게 나이를 먹은일 밖에 없는데

서로를 쳐다볼 수 없도록 너무 서럽게 변한것 같제

 

아마 우린 나이를 먹으면 안되는 건가보다 그쟈

그게 아니면 , 나이를 꼭꼭 씹어 먹지 못하고

삼켜서 소화불량에 걸렸지 싶기도 하제

 

이젠, 가슴이 아프다고 거짓된 눈물만 흘리지 말고

진실을 녹여 그린 놀의 눈물을 그치게 하고

다시 함박 웃음 머금을 노을로 만들지 않을래

 

형아, 그때는 참 좋것제.

 

 

                                                                                                        동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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