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수 가슴에 품고

물동녁 마을에서4

먼당 2008. 9. 24. 17:12



물동녁 마을에서(Ⅳ)


-어머니-

-곽 민 호-



삽짝을 밀치면 눈 머금은 산들이

동 트는 곳으로 몸을 푸는 이른 아침

서리 내린 시장 골목을, 어머니

콩나물 시루엔 물기어린 가난이

밤새 샛노란 얼굴로 자라 고개를 내밀고

달포 전에 들여다 놓은 배추는

잔뿌리만 무성해져 있다.



읍사무소 새마을계에서

노점상 단속반원들이 지나간 후론

가게 앞 순이네 자리는 다시금 길이되어

끼니조차 거르던 삶이

매운 계절을 날품팔이로 떠도는지......

이제는 뼈만 앙상한

마른기침, 쇳소리로 돌아눕던 아버지

새�녁에야 겨우 잠든

여름 한철 잘마른 지푸라기 같던

아버지의 모습은

어머니 가슴에 마른 버짐으로 피어나는 것일까



속절없이 흐르는 산까치 울음에

못다 잔 새벽잠을 추스려

두부 반모, 콩나물 300원 어치

첫손님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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